반갑습니다. kwoncycle입니다.
2024년 World Final의 여운이 아직 다 가시지도 않았는데, 벌써 2025년 Asia Pacific Championship(APAC)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APAC 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한 팀 순서대로 ICPC World Final의 진출권을 휙득할 수 있고, 전 꽤 간절하게 월파를 나가고 싶었기에 최근 3개월을 통째로 이 대회를 위해 바쳤습니다. 후기 1부에서는 저희 팀이 어떻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회를 준비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얘기해볼까 합니다.
Phoking 팀 소개
현재 팀의 구성원은 사전순으로 kwoncycle / leo020630 / slah007 으로, 작년에 World Final을 나간 AllSolvedIn1557 팀에서 petamingks 대신 slah007이 들어오며 구성된 팀입니다. 팀이 꾸려진 경위는 간단한데, 그냥 petamingks가 군대에 갔고, 그 대신 군대에 간 slah007이 세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두명 외에 다른 오렌지 이상의 실력자는 아쉽게도 없기에, 그대로 팀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kwoncycle
접니다. 작년 apac까지만 해도 대회 당시 코드포스 레이팅이 퍼플로 팀에서 혼자 다른 색을 달고 있었으나, 여름방학동안 수련을 열심히 한 결과 레드(2484)를 찍고 또다시 혼자 다른 색을 달게 되었습니다(...) 팀에서 수학,구성적 및 애드혹 같은 계열의 문제를 푸는 실력이 가장 높으며, 팀연습 때 이런 부류의 문제들을 보통 가져가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리고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괴랄한 수준의 구현력이 발현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하 문제에서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며, 일례로 팀연습 중 깡기하구현 문제의 13000바이트 코드를 30분 논스탑으로 짜서 AC까지 1트를 내버린 전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팀연습 중 기하 문제, 자잘한 step이 많은 문제, casework 문제 등등 말리기 쉬운 문제들을 맡아 짬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여전히 멘탈이 약합니다. WA를 받는 것에 극도의 혐오감을 가지고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구현력은 사실 WA를 피하려는 강박적인 성향에서 어느 정도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보통은 최대 1번 이하의 WA 선에서 문제가 해결되지만, 만에 하나 WA가 적립되면서 말리는 순간이 온다면 그냥 팀원 한 명이 사라져버리는 수준으로 망가지게 됩니다. 한때는 이 상태가 되면 5초에 한 번씩 샷건을 연사하고는 했는데, 요즘은 적당히 자제력이 생겨서 샷건은 WA를 2자리수 부근까지 받았을 때만 치는 것 같습니다. 또, 자료구조 및 그래프 쪽 계열의 문제에 약하며, 그냥 칼같이 문제를 넘기거나 혹은 풀이 및 구현 디테일 정도까지만 찾아서 래오에게 설명해준 후 제 성향에 맞는 더 어려운 문제를 보러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막 그냥 수학 원툴이고 그런 수준은 아니고, 그냥 팀 대회에서는 이런 방식의 스케쥴링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leo020630
팀 내 유일 솔브닥 루비로, 팀 내에서 사전지식 및 구현 1옵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너무 극단적인 문제가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풀이가 있을 때 쉬운 문제는 5~10분, 어려운 문제도 최대 30분 안에 항상 예제까지 나오는 코드를 완성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신비로운 실수가 잦은 편이라, 만약 예제가 약한 경우 자주 WA가 뜨곤 합니다.) 저희 팀의 초중반 러쉬 능력이 매우 강한 편인데, 이는 많은 팀연습 짬밥 + 래오의 스피드포스 능력이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가장 PS를 오래한 만큼 문제 DB가 넓고, 이를 떠올려내는 기억력이 매우 좋습니다. 어떤 문제를 풀 때, 관찰을 통해 주어진 문제를 다른 '그럴싸한' 문제로 치환을 한 후 래오에게 물어보면 "나 그거 뭔지 암"의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매우 많으며, 그 덕에 대회 중에 멀티테스킹을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작년에는 3인분의 멀티테스킹을 홀로 진행해야 했기에 종종 고장이 나곤 했는데, 올해는 제가 스텝업을 이뤘고, slah007도 전임자에 비하면 도구 사용 빈도가 적은 편이기에 부담이 줄어 행복PS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별히 두드러지는 단점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꼽자면, 위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인지 가끔씩 iq 100 행동을 한다는 것인데, 일례로 ocpc 중 문제를 잘못 읽은 상태로 2시간 30분을 보낸 후 구현까지 다 마친 후에, 대회 끝 10분 전에 "어 예제 출력 형식이 왜 이렇지?"를 뱉으며 모두를 멘붕시킨 전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5티어는 높은 버전의 문제를 참가자 중 유일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맞는 코드인지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요.
slah007
군대에서 폐관수련을 마치고 새롭게 합류한 slah007입니다. 당시 군대 선임으로 무려 cki86201(molamola) 선생님이 계셨다는데, 옆에서 팀연습 스파링(일방적폭행당하기)도 하고 문제도 따라 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나오신 듯 합니다.
전임자인 petamingks가 다소 극단적인 PS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면, slah007은 대체적으로 밸런스 있는 PS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flow 문제의 숙련도가 뛰어난 듯 합니다. 관찰력이 좋은 편이고, 백준 DB도 나름 적당히 있는 편이기에, 충분한 시간을 사용했을 때 안 풀린 문제의 풀이를 대부분 찾아오는 편입니다. 이 덕분에 팀의 고점이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현재 팀원 3명의 특기 분야가 각자 다르기에(kwon: 수학, 애드혹, 기하, leo: well-known 무언가, 자료구조, graph / slah007: flow, game theory),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어마어마한 팀 퍼포먼스가 나오게 됩니다.
단점은, 늙었습니다! petamingks 보다 무려 4살이 더 많으며, 눈이랑 귀도 다소 침침한 모습을 보입니다. (안경 좀 바꿔라) 이 때문인지 팀연습 초기에는 문제를 잘못 읽는 빈도가 꽤 높았으며, 구현을 할 때도 코드가 길어질수록 이상한 잔실수를 일으키는 빈도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저 구현 잔실수에서 파생되는 단점이 꽤 크리티컬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정확한 구현에서 오는 WA는 당연히 문제고, 그 외에 이런 실수를 고치기 위한 디버깅을 거의 매번 하게 되면서 머신을 많이 소모하게 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팀 대회에서 머신은 귀중한 자원이기에 이는 매우 좋지 못한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팀연습을 통해 slah007의 적절한 (머신 잡고 디버깅) : (눈으로 디버깅) 비율을 책정을 해야 했으며, 현재는 어느 정도 암묵적으로 합의가 된 상태입니다. 다만 월드 파이널의 레벨에서 생각해보면 결국 '구현을 최대한 실수 없이 하기'가 가능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남은 기간 동안 저 단점을 고쳐왔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저렇게 6년을 살았는데 고쳐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팀 소개를 간략히? 해봤습니다. slah007과 petamingks가 가진 장단점이 서로 꽤 다르기에 팀의 운영 방식이 작년과 많이 달라졌고, 많은 팀연습을 통해 이를 적응을 해야 했습니다.
Phoking 대회 및 팀연습 로그
2024 KAIST 14th ICPC Mock Competition
Phoking 데뷔전입니다. 이때는 ICPC 우승 대학 Peiking university를 오마주하여 Poking University로 나갔습니다.
문제 셋이 제가 날뛰기 좋은 셋이라,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자세한 후기는 여기로. 후기
~ 서울 리저널 본선
Mock Competition이랑 이상한 유럽 셋 몇개에서 팀연습을 살짝 했는데, 매번 퍼포먼스가 너무 잘 나와서 서울 리저널을 치기 전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마 이때 팀연습 매번매번이 서울 은~금메달을 노려볼만 한 퍼포였기 때문에, 저희끼리 포스텍 최초 금메달을 받아보자 라는 큼지막한 목표를 가지고 서울 리저널을 치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pourist는 기대했던 등수에 10을 곱한 등수를 받아버렸고, 저는 Seoul Regional 지지를 철회해버린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후기
~ 하노이 리저널 본선
레전드 비상 상황이 닥쳤습니다. Seoul에서 어메이징한 등수를 받아 APAC를 똑떨해버렸으며, 이 오만한 3명은 다른 리저널은 신청도 넣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대로 은퇴각이 매섭게 다가왔지만... 기적적으로 하노이 리저널의 신청이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당시 3명의 상태가 다 피폐했기 때문에, 일단 앞뒤 안 가리고 호다닥 신청해서 급한 불을 껐습니다. 여담으로 이때 코드포스 div1이 많이 열렸는데, 어쩌다보니 2연IGM퍼포를 띄우며 순식간에 코드포스 레드를 찍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세상에는 쓰레기 같은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라는 모종의 깨달음을 얻고, 어느 정도 PS에 대한 제 접근을 교정을 한 게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라스트 코인의 시간이 다가왔고, 다행히도 phoking이라는 팀명으로 APAC 티켓과 은메달을 동시에 따내며 생명 연장에 성공했습니다. 후기
겨울방학
어찌저찌 생명연장을 했지만, 서울을 통해 팀의 저점이 정말 어메이징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팀의 저점이 낮다기 보단 그냥 초전도점이라는 제 3의 상태가 존재한다- 라고 말하는게 정확한 듯 합니다. 아무래도 다시는 이런 초전도점 퍼포먼스를 띄워선 안될 것이고, 팀연습을 많이 많이 돌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제 본가는 부산인 반면, 다른 두 명은 다 서울 쪽에 살고 있기에 대면 팀연습이 영 빡세고.... 그래서 그냥 제가 서울에 약 10일 동안 상경하기로 했습니다! 삼성 서울대 소멤 건물을 팀연습 장소로 정해서 집결했고, 즉흥적으로 서울대 SCSC 사람들과 팀연습 약속도 잡아 서울대 수학과 건물에서 대면 팀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SCSC 동방에 놀러가서 수박 게임으로 사람들을 평정하고 왔습니다 EZ. 당시 팀연습 후기들은 래오 블로그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때 퍼포먼스를 생각해보면, 다소 기복이 있긴 해도 평균 퍼포는 월파 컷을 넘기는 수준이었고, 따라서 그냥 평소대로 사람같이 치면 떨어질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후기
그리고 상경한 김에 고려대 matkor컵 오프라인 대회도 치고 왔는데, 하이퍼볼릭 선생님에게 배운 FPS 쌀먹으로 루5를 퍼블내는 퍼포먼스를 냈지만 훨씬 어메이징한 백준 서버의 퍼포먼스에 압도되어 장려상 막차를 겨우 받았습니다. 다만 저 당시 고수들이 너무 많았어서 대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갔어도 상 자체는 안 변했을 것 같긴 합니다. 아무튼 matkor를 끝으로 다시 본가로 돌아왔고, 출국 전까지 백준 땅따먹기랑 사과게임이나 하면서 편안한 심리 상태를 유지하려 했습니다.
Singapore: ocpc ~ 예비소집
APAC 직전에 ocpc라는 PS 캠프가 열려서, 해외에서도 PS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캠프 신청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싱가포르 입국 직후의 ocpc 퍼포먼스가 충격과 공포의 초전도점 모드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액땜을 기가 막히게 잘한 것 같습니다. 문제들은 3번째 셋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휼륭했으며, 셋 성향도 저와 잘 맞아 계속해서 좋은 폼이 나왔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Pyqe 선생님의 대유잼 해설을 들으며 연세대 Endgame 팀과 같이 사진도 찍고 훈훈하게 캠프를 마무리했습니다.
캠프가 마친 후 하루의 여유가 있었는데, 이때 Endgame팀과 같이 ICPC 등록을 한 후 잠시 PS 생각은 내려놓고 그냥 편하게 놀았습니다. 대충

점심빵인데 갑자기 4명씩 올인박는 미친 사람들이랑 포커 내기를 한다거나

노안이 온 slah007의 눈 건강을 위해 축구공으로 눈 근육 운동을 시켜준다거나
이러면서 놀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APAC에 대한 부담이 맘속 깊이 자리잡힌 상태라, 저렇게 생각없이 노는 와중에도 걱정감과 긴장감에 시달리며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예비소집 때는 작년 APAC 문제들이 나왔고, 대충 쉬운 2문제만 푼 후 광기의 컴퓨터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대충 세그트리는 1초에 어디까지 도는지, 단순 연산은 얼마나 도는지, bitset은 어디까지 위대한지... 등등을 이분탐색으로 찾다 보니 B에 30틀을 꼴아박는 팀이 되었습니다! ocpc때부터 퍼포먼스가 나락 -> 극락 -> 나락 -> 극락 의 퍼포먼스로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턴을 빼려고 일부러 나락 망나니 짓을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예비소집이 끝난 후에는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다른 한국팀들이랑 간단하게 인사도 하고, 물병 따르기 게임도 전파하고(...), 경희대 WayinWilderness팀이랑 Endgame 팀이랑 같이 밥도 먹고 지내다가 귀가했습니다.
본 대회
그리고 마침내....대망의 본대회날이 다가옵니다.
이건 너무 할 말도 많고 재밌는 일화도 많기에, 후기 2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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