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S

2025 ICPC Asia Pacific Championship 후기 - 2부

반갑습니다. kwoncycle입니다.

 

현재 3달치 긴장이 풀리면서 의문의 질병을 앓는 중입니다. 글에 냄새가 나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2부 후기에서는 대회 당일 일어난 일들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대회 전 - 7:00 ~ 10:00

전날 slah007의 수면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무려 10시에 취침을 했기에, 별 무리 없이 7시 쯤에 기상에 성공했습니다. 호텔 조식에 제일 좋아하던 해시브라운이 나오지 않은 사소한 이슈가 있었지만 아무튼 아침을 해결하고 셔틀 버스에서 명상을 하며 대회장에 도착했습니다.

 

도착 직후 거의 바로 대회실 입장이 진행됐습니다. 들어와보니 저희 바로 앞 테이블에 강력한 우승 후보 팀 std_abs 팀이 있었는데, 작년에 바로 앞 speedstar 팀의 기운을 강탈하고받고 월파를 간 적이 있기 때문에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머지 두 명이 긴장해있는 것 같길래 내가 버스 태워줄테니 탑승만 해라, 전력상 못 가기 정말 쉽지 않으니 대충 쳐도 됨 등의 소리나 하면서 시간을 때웠던 것 같습니다.

Contest opening - 10:00 ~ 11:30

대회가 시작하자마자 제가 컴퓨터를 잡고 vsc 및 터미널에 익숙하지 않은 나머지 팀원 둘을 위해 solve alias를 만들었고, 그동안 다른 둘은 앞 4문제와 가운데 4문제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안 있어 leo020630이 A 코딩에 들어갔고, 이상한 걸로 한번 틀린 후 AC를 맞았습니다. (0:25, A)

A 코딩을 하는 동안 L이 많이 풀리길래 제가 잡았고, 간단한 문제라 금방 짜서 AC를 받았습니다. (0:31, L) 그 후 slah007이 풀이가 나온 G 구현을 시작했고, 그동안 저는 I와 J의 풀이를 찾아놓은 후 언제든 구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안 있어 G를 제출했지만 아쉽게도 WA가 떴고, 일단 프린트를 한 후 제가 풀이가 더 짧은 J의 구현을 시작, 얼마 안 있어 AC를 받았습니다. (0:56, J)

이후 G의 코드에서 뭔가 오류를 찾은 slah007이 코드를 수정 후 제출했지만 다시 WA였고, 쎄함을 감지한 래오가 붙어 같이 뭐라뭐라 하더니 몇 줄을 고치고 AC를 받았습니다. (1:15, G) 약간의 WA 패널티가 쌓이긴 했지만 이 정도면 앞쪽 쉬운 문제들을 빠르게 넘겼다 할 수 있고, 적당히 편안한 마음으로 이후 문제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Contest middlegame - 11:30 ~ 13:30

G AC 직후 제가 바로 I의 코딩에 들어갔습니다. I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문제 자체는 간단하지만 케이스워크가 매우 많이 들어가는 수학 문제로, 대충 아래 3가지 A, B, C 케이스를 세면 되는 문제입니다. (발퀄 ㅈㅅ!)

그런데 얘네끼리 중복이 일어나서 사실 A, B, C, A&B, B&C, A&C, A&B&C를 전부 세야 하며, 거기에 답이 -1이 되는 케이스도 고려해야 하는...암튼 되게 골치 아픈 그런 문제입니다. 심지어 input도 소수점 두자리를 주는 거 파싱도 해야 합니다. 아무튼 고통을 받으며 어찌저찌 구현을 마쳤으나... 칼같이 WA. 이후 뭔가 이상하게 처리된 A&C 부분을 고쳤으나 다시 WA를 받았고, 저는 WA가 쌓일수록 멘탈이 심하게 흔들리는 편이기에 점점 머리가 굳어가기 시작했습니다. 2시간 30분째 별 진전이 없던 중 혼자서 열심히 H를 보던 leo020630이 깨달음을 얻은 후 컴퓨터를 빼았아 구현을 시작했고, 금방 다 짠 후 제출 했으나 또 WA를 받았습니다...만! 다행히도 장래오 초식 1장: index 바꿔쓰기 정도의 오류였고, 이를 고치자 오랫동안 채점이 돌아간 후 AC를 받았습니다. (2:43, H) H는 원래 제가 봐야 할 것 같은 이상한 interactive 문제였는데 잘 풀어와서 다행입니다.

 

이후 큰 input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을 듯 해서 설정한 제한을 늘리고 다시 냈으나 또 WA, 그 후 A&B&C 부분을 고치고 다시 내도 또 또 또 WA를 받았고, 정말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은 맘을 꾹 참고 래오에게 sos를 보낸 후 풀이를 다시 한번 정리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그냥 C 케이스의 구현에서 뭔가 오류가 보였고, 여기까지 고치고 나자....총 4번의 제출에서 걸린 채점 시간을 합친 시간보다 오래동안 채점이 돌기 시작했으며.....결국 AC!!! (3:27, I)

 

AC를 확인한 직후 바로 스코어보드를 켜 보았고, 전체 순위 12등, 한국에서는 2등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아직 솔브가 많은 D를 풀지 않은 상태였으며, D는 대충 세그 쿼리 짬뽕 비빔밥에 심지어 이미 풀이도 완성을 해놓았다고 하고, 시간도 1시간 30분이 남아있었기에 사실상 +1솔이 확정인 상황이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월파가 거의 확정됐다고 생각했고, 혼자 휴게실? 쪽 복도로 가 손을 벌벌 떨며 초콜릿을 먹으면서 조용히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I에서 제가 정신적으로 너무 심하게 갉아먹혔어서, 이때 조금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Contest endgame - 13:30 ~ 15:00

slah007과 leo020630이 풀이를 정리한 후 래오가 D를 짜기 위해 컴퓨터를 잡았고, 저는 은메달을 노리기 위해 E와 F를 차례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E는 레전드 고지능 문제 같아서 금방 버렸고, F를 보면서 대충 convex hull trick 같은 느낌의 DP를 잘 세우면 되는 것 같은데 너무 복잡하다- 라고 slah007과 논의를 이어갔는데, 사실 I에서 너무 기운을 많이 써서 막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진 않았습니다. 그러다 대회 종료 1시간이 남았을 시점 그냥 D에 올인하자고 제안을 했고, slah007은 옆에서 leo020630의 구현을 감시했고, 저는 당시 D 문제가 뭔지 제대로 몰랐기에 문제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나머지 둘이서 풀이 대부분을 뜷어놨기에 그것에 대한 생각은 깊게 하지 않았고, 저는 돌려볼 개같은 예제만 손으로 미리 만들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종료 40분 전쯤 구현을 마쳤으나...왜인지 예제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 그냥 평범한 장래오 초식 n장인줄 알고 코드에 수상한 점을 열심히 뜷어봤으나 특별히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고, 그 동안 둘이서 또 뭐라뭐라 하더니 세그트리 node 구조를 갈아엎어야 한다고 합니다. 슬슬 시간이 썩 여유롭지 않게 되었기에 초조했지만, 설마 40분동안 저걸 못고치겠어- 하는 마음으로 옆에서 손가락만 빨면서 지켜보고 있었고........

 

.........그대로 다 못 고친채로 대회가 종료되어버렸습니다!

 

ㅈ 됐 다! - 15:00 ~ 15:30

비상이 걸렸습니다. 스코어보드 프리즈 전 D H I가 전부 다 솔브가 꽤 나와있었기 때문에 7솔이 월파 컷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렇기에 3명 다 침울한 상태로 대회 종료 방송을 들으며 앉아있었습니다. leo020630이 세그먼트 트리 비빔밥 문제를 못 푸는걸 살면서 본 적이 없었기에, 비통함이 훨씬 컸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제 심정은... 

...였던 것 같습니다. 원래 팀은 하나고, 팀원 탓을 하는 건 옳지 못하지만...솔직히 이 상황에서 남탓을 안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정신 차리고 I를 더 빨리 맞았으면 D를 짤 시간도 많았겠지만...

어라? - 15:30 ~ 17:00

완전 죽을 기분인 가운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래오가 (이럴 때만 빨라지는 속도로) 월파 컷을 계산을 하기 시작했고... 의외로 중복인 대학교가 꽤 많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제대로 세보니, 프리즈 전 기준으로는 아직 월파에 진출할 수 있지만, 프리즈가 풀린 후 3개 이상의 다른 대학교가 저희 순위를 역전한다면 월파 따잇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서둘러 저희보다 아래에 있는 대학교 중, 프리즈 후 위협이 될 만한 제출을 한 대학교를 물색하기 시작했고, 4솔->7솔은 불가능하다는 가정 하에 총 4팀, NEU.gugugaga, nameless, BKDN.Arcane, suzukaze_Aobayama 팀이 저희를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계산했습니다. 4팀 중 3팀이 저희를 이기면 사망, 그 아래까진 괜찮은 상황. 30분 전 월파 갈 확률 0%에 비하면 훨씬 확률이 괜찮아 보입니다. 물론 D를 풀었다면 확률이고 자시고 그냥 100%겠지만...뭐 지난 일을 어쩌겠습니까. 하아... 사람들이 I를 잘 못풀었기를 기도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스코어보드를 깔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당시 제 심정은...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ㅅㅂ한번만살려주세요제발제발제발제발

 

스코어보드 오픈 - 17:00 ~ 19:00

운명이 결정되는 시간입니다. 

 

늘 있던 하훼이와 다른 기업들의 기업 세션이 끝나고, 곧바로 스코어보드 공개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진행이 상당히 스피드가 빨라서 경계해야 할 팀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체크를 못했고, 순식간에 23등까지 스코어보드 오픈이 진행된 가운데...

이 상태로 갑자기 스코어보드가 정지됐습니다! 그러더니 사회자가 바뀌면서, 여기 위부터 메달이라는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대회 끝 1시간 전부터 지금까지 거의 4시간을 극도로 불안한 상태로 보내던 저는 그대로 조용히 환호를 질렀고, 드디어 불안한 마음을 달랠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계 대상이었던 gugugaga, nameless팀은 각각 패널티 3분(!!), 16분 차이로 저희 팀을 넘지 못했고, 특히 메달 컷이 3분 차이로 결정되서 정말 아슬아슬하게 막차를 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별개로 Asia 티켓이 16장이라는 가정 하에 메달 컷 + 1까지가 월파컷이라, gugugaga팀까지는 월파를 진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솔직히 3분 차이로 못가는 건 너무 에바라, 여기까지 티켓이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이상한 재즈 공연을 마치고, 곧바로 기분 좋은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무서운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아무튼 학교 16등으로 동메달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아시아에서 티켓을 2장 줄어들어버리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ICPC World Final도 어느 정도 확정이 된 것 같습니다. 이것보다 잘 치고 높은 상을 받는 미래도 분명 있었을....테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WF를 간 시점에서 이런 것들은 다 해프닝이고 용서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사실 저도 서울에서 시원하게 박은 적이 있기에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부상으로는 이제는 몇개째인지도 모를 하훼이 시계와 마우스, 스피커를 받았고, 되게 퀄이 좋아보이는 메달도 받았습니다.

yass

아무튼 저희 시상식이 끝나고, 아직 오픈되지 않은 상위권 팀들의 스코어보드 프리즈 해동 시간이 왔습니다. 남은 한국 팀은 고려대 dolanddool팀으로, 프리즈 동안 K를 맞으면서 8솔로 금메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이후로는 10솔(!)을 한 두 팀 NUS - Jägermeister팀과 도쿄대 - Screenwalkers 팀의 멸망전이 펼쳐졌고, 패널티 차이로 Screenwalkers가 우승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저희 앞자리에 계시길래 존경의 따봉을 전달해드리며 인사를 건넸고, 그렇게 시상식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뒤풀이 - 19:00 ~

그 뒤부터는 저녁을 먹으며 endgame 팀이랑 같이 다녔습니다. 팀연습 스크림 당시 Endgame팀과 저희 팀의 전적이 5:5에 가까웠고, 고점도 정말 강력한 팀인데 이번에 셋 흐름을 잘못 타서 못 가게 된 점이 정말 아쉽습니다. 앞으로의 icpc 계획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래도 다들 멘탈이 세고 실력도 있으신 분들이라 크게 걱정이 되진 않습니다. 같이 팀연습이랑 다른 것들까지 같이 해주셔서 감사했고, 선생님들 몫까지 더해 WF에서 더 높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저녁을 먹으며 DolAndDool팀의 금메달 찬양도 하고, 왜인지 저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신 Jägermeister 팀이랑 인사도 간단하게 하고, 한국 팀이랑 같이 단체 사진도 찍고 그렇게 보내다 왔습니다. 오전에 너무 많이 에너지를 써서 상당히 피곤하고 지친 상태였지만, 그래도 WF를 어느 정도 확정을 지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못 갔으면 엄청나게 암울했을 것 같네요. 휴~

 

마치며

작년 가을부터 WF를 위해 Phoking 팀이 제물로 바친게 정말 많았는데, 이 미친 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에 우당탕탕 월즈에 진출한 DRX가 결국 우승을 한 것처럼, 저희 팀도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우승.....은 모르겠고 아무튼 아쉽지 않은 성적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Apac에서 월파 붙으신 팀들 축하하고, 아쉽게 못가는 팀들도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

.

.

.

.

.

.

.

.

.

그리고 마지막으로..

.

.

.

.

.

.

.

.

.

.

.

.

SEOUL_GGGGAAAANG!!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F에서 뵙겠습니다!